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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은 책&감상

[책리뷰]도가니; 공지영 작가의 무진이란?

by 애긍 2020. 1. 24.

 

결말은 이 글의 후반부에 접은 글로 위치해있습니다.

 

 

공지영 작가의 '도가니'.

아마 책이나 영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들어봤을 이름이다.

 

나 또한 이 책을 알고 있었고, 친구의 한 줄 감상평 "난 이거 보고 엄청 울었어." 한마디가 기억에 남아있었기에 읽기 시작하는데 망설임이 없었다.

 

공지영 작가의 도가니 표지

'누군가 거짓말을 하면 세상이라는 호수에 검은 잉크가 떨어져 내린 것처럼 그 주변이 물들어버린다. 그것이 다시 본래의 맑음을 찾을 때까지 그 거짓말의 만 배쯤의 순결한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난 그들이 나를 바꾸지 못하게 하려고 싸우는 거예요.'

 

 

 

 

등장인물과 줄거리

주인공 강인호는 장애학교의 기간제 교사 자리를 아내의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아 무진이라는 도시로 향하게 된다. 첫 발령부터 이 학교는 심상치 않은데, 교사로 일하기 위해 번지르르한 이름으로 포장된 돈을 교장에게 납부해야 했다. 이 찝찝함을 시작으로 주인공 강인호와 인권센터 간사 서유진은 악과의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소설 속 서유진은 자애학원에서 자행된 폭행의 실체와 법정에서 보여진 권력층의 침묵의 카르텔을 보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 무슨 미친... 광란의 도가니야?"

 

 

 

책을 읽으며...그리고 읽고 난 후의 감상

굉장히 현실적인 소설이다. 나는 이 책의 배경이 실화라는 것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읽는 중간중간 이게 정말 실화라고? 대체 어디까지?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후반부는 읽기 굉장히 힘이 들었다. 본인은 어떤 책을 읽든 힘들단 생각이 드는 상황이 별로 없는데 계속되는 재판의 긴장감, 주인공의 내적 갈등과 외부로부터 오는 압박감 등이 독자에게 너무나 잘 전달되었기 때문에 이 책은 최대한 빨리 완독 하려 했던 나에겐 한 번에 읽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후반부에 일어나는 주인공과 얽힌 사건들도 마음을 꽤나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책을 모두 읽고는 공지영 작가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현실 속 도가니 사건의 결말 또한 비참하도록 현실적이었다. 결국 가해자들은 죗값이라고 하기도 민망할 정도의 판결을 받았다. 책을 다 읽고 과연 현실은 어떘을까하고 찾아봤을 땐 절망스럽고 화나기 그지없는 기사들밖에 없었다.

 

 

소설의 영화화 '도가니'

이 도가니 소설을 영화화했다고도 한다. 관객수 300만을 훌쩍 넘긴 이 영화는 주이공 강인호를 배우 공유가 연기했다.

영화 도가니의 포스터

본인은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충분히 볼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공지영작가가 이후 밝힌 제작 스토리를 보면 공지영 작가 또한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가니 영화는 공지영 작가의 작품이 영화화된 3번째 작품이며, 작가는 그중 '도가니'가 제일 잘 만든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원작을 써낸 공지영 작가도 영화를 볼 땐 펑펑 울었고, 만족감에 너무 기뻐 박수를 치며 나왔다고 한다.

 

 

도가니의 창작 배경, 무진은 대체 어디인가?

공지영 작가의 작품을 몇 번 봤다면 2018년에 출간한 해리에도 등장한 무진이라는 도시를 궁금해할 법하다. 도가니는 2005년 광주 인화학교에서 발생한 장애학생 성폭력 사건을 바탕으로 창작되었다고 한다. 과연 '무진=광주광역시'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 책 속에 몇 번 등장하는 도시의 특성이다. 과거 민주화운동의 중심지였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소설 속 무진은 안개가 심하게 낀다는 설정이 있는데, 이는 김승옥의 무진기행에서 오마주한 결과라고 한다.

 

이 소설 속 무진은 2018년 발행한 공지영 작가의 다른 작품 '해리'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해당 블로그의 책의 밭 카테고리 속 '해리' 후기 참고)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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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강인호는 스물다섯살 때 미성년자였던 여자와 관계를 맺었던 것, 그리고 그 여자가 자살했던 일이 있었단 사실이 알려져 사회의 몰매를 맞는다. 물론 강인호의 직접적인 행위가 원인은 아니었다. 강인호는 미성년자임을 몰랐고 여자는 가정환경에 문제가 있었으며 불안한 심정이었는지 군대에 있던 강인호에게 계속해서 편지를 보냈다. 강인호는 그 편지를 모두 버려가며 연락을 피했고 전역한 후 여자의 자살 소식을 듣게 된다.

강인호는 계속해서 스스로를 변호하고자 하지만 아내는 불신이 커지고 계속해 도가니 사건에서 손을 떼고 집으로 돌아오라는 연락을 한다. 이에 강인호는 지켜야 할 가족이 있음에 집으로 돌아갈지, 불의에 맞서 무진에서 정의를 외칠지 갈등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강인호는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때 무진을 떠나는 결정을 하게 되고, 인권센터의 간사 서유진만이 마지막까지 싸우게 된다.

강인호는 시간이 지난 후 서유진으로부터 재판의 결과를 듣게 된다.

결과는 집행유예. 변호사와 판사, 검사가 무진 출신의 연고가 있었기 때문에 재판 결과도 공평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판결 결과는 이 기사로 확인 가능하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39625

 

 

 

영화화된 도가니는 현실사건에 큰 영향을 미치며 국민의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도가니 사건의 재판 결과와 장애인학교의 비리 척결과 폐쇄까지 관심이 집중됐다.

도가니 사건 관련 시위

공지영 작가는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창작 계기도 밝혔다.

우연히 접한 인턴기자의 기사 마지막 구절이었던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그들의 가벼운 형량이 수화로 통역되는 순간 법정은 청각장애인들이 내는 알 수 없는 울부짖음으로 가득 찼다.'는 작가 자신의 작품, '도가니'의 창작 계기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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